
우리는 모두, 마음속에 하나쯤은 말하지 못한 비밀을 품고 산다. 최진영 작가의 책 『어떤 비밀』은 그런 말 못 할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만든다. 엄마, 가족, 사랑, 외로움, 기억, 그리고 시간이 녹아 있는 이 에세이는 삶에 지친 우리를 조용히 위로한다.
‘귀순이, 사랑하는 나의 엄마’ - 우리가 몰랐던 어머니의 세계
책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장면은 바로 작가가 엄마에게 "나무랑 집이랑 사람을 그려봐"라고 말하는 부분이다. 당시 사춘기와 갱년기로 충돌하던 두 세대는, 그림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삶을 들여다본다. 그림을 그려본 적 없다는 엄마의 말은,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그 세대의 현실을 말해준다.
“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장 늦게 드러나 제일 오래 흐를 것이다.”
이 문장은 오랜 시간 마음속에 맴돈다. 우리가 말하지 못했을 뿐, 사실은 언제나 사랑하고 있었던 그 마음.
슬픔마저 껴안는 사랑 - "구의 증명"과 연결되는 감정선
"어떤 비밀"에는 작가의 소설 창작 과정도 일부 담겨 있다. "구의 증명"속 인물 담이 말하던 “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”는 문장은,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되새겨진다. 우리는 종종 행복만을 사랑의 조건으로 삼지만, 작가는 말한다.
사랑은 불행마저 껴안는 감정이라고.
그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.
"나도 누군가의 어깨를 젖게 하는 비를 함께 맞고 싶다".
사랑은 그런 것 아닐까.
기억의 조각들로 이어지는 따뜻한 순간들
책의 말미에는 작가가 외할머니와 함께했던 풍경이 나온다. 기름 냄새 가득한 리어카, 돌돌 말린 쥐포, 검은 머리카락의 할머니. 이 짧은 문장 속에 한 시대의 온기가 담겨 있다. 감정을 자극하기보다, 조용히 감싸 안는 문장들. "어떤 비밀"은 기억과 사랑의 책이다.
“좋은 사람에게 얼룩처럼 나를 묻히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.”
이 문장에서 문득 멈춰 섰다. 우리 모두 그런 시절이 있었다. 좋은 사람 옆에 붙어 나도 좋아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그 마음.
이 책은 감성적인 책 추천을 찾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.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서, 소설의 문장처럼 아름답고 시처럼 감각적인 글로 구성되어 있다. 엄마와의 관계, 사랑의 모양, 과거의 기억 등을 다루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다. 오히려 다 읽고 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.
"어떤 비밀"은 혼자 있는 밤, 조용한 새벽,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 꺼내 읽기 좋은 책이다. 책장을 넘길수록, 내 마음 어딘가가 조금씩 치유되는 느낌이
최진영 작가의 "어떤 비밀"은 공감과 치유의 언어로 가득한 책이다. 엄마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삶의 이야기부터, 말하지 못했던 사랑까지. 이 책은 독자에게 '나도 그랬다'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.
감성 에세이 추천, 가족 이야기 책, 슬플 때 읽는 책을 찾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. 당신의 마음에도, 오래된 비밀 하나쯤은 꼭 있을 테니까.
엄마와의 기억, 말하지 못한 사랑을 담은 최진영의 에세이 "어떤 비밀". 감성적인 글로 위로받고 싶은 여러분들 에게 추천하는 책 리뷰였어요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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