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는 모두, 마음속에 하나쯤은 말하지 못한 비밀을 품고 산다. 최진영 작가의 책 『어떤 비밀』은 그런 말 못 할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만든다. 엄마, 가족, 사랑, 외로움, 기억, 그리고 시간이 녹아 있는 이 에세이는 삶에 지친 우리를 조용히 위로한다.‘귀순이, 사랑하는 나의 엄마’ - 우리가 몰랐던 어머니의 세계책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장면은 바로 작가가 엄마에게 "나무랑 집이랑 사람을 그려봐"라고 말하는 부분이다. 당시 사춘기와 갱년기로 충돌하던 두 세대는, 그림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삶을 들여다본다. 그림을 그려본 적 없다는 엄마의 말은,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그 세대의 현실을 말해준다.“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장 늦게 드러나 제일 오래 흐를 것이다.”이 문장은 오랜 시간 마음속에 맴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