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“명문대 교수의 SNS에서 오타를 발견했을 때, 괜히 속이 시원해지는 이 기분은 뭐지?”
“인플루언서가 사과문을 올렸을 때, 나도 모르게 끄덕이며 봤던 그 순간은?”
타인의 불행 앞에서 웃음이 나왔던 적이 있다면, 당신은 지금 ‘샤덴프로이데(Schadenfreude)’를 경험한 것이다. 독일어로 '불행(schaden)'과 '기쁨(freude)'의 합성어. 말 그대로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기쁨을 뜻한다.
조금 찔리는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. 하지만 『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』의 저자 티파니 와트 스미스는 말한다. 이 감정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, 숨길 필요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고.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, 어떻게 다루느냐다.
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샤덴프로이데를 설명한다. 이를테면 버스 정류장에서 내 앞으로 새치기한 사람이 넘어졌을 때. 나와 비슷한 나이의 인플루언서가 불량 제품을 팔고 사과문을 올릴 때. 혹은 평소 잘나가던 친구가 작은 불행을 겪었을 때. 위로해주면서도 어딘가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면, 그건 분명 ‘통쾌함’이라는 이름의 심리 작용이다.
사실 우리는 상대적 비교 안에서 자주 스스로를 평가한다. 내 아이보다 다른 집 아이가 못생겼다는 사실에 안심하고, 라이벌 팀이 패배했을 때 괜히 내가 승리한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. 이 감정은 때로는 ‘내가 여전히 괜찮은 사람’이라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.
샤덴프로이데는 인간 심리의 어두운 단면이지만, 동시에 아주 솔직한 감정이다. 책은 이 감정을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,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볼 기회로 보자고 말한다. 내가 왜 저 사람의 불행을 보고 안도했는지, 그 안에 어떤 열등감이나 피로감, 혹은 억눌린 욕망이 숨어 있었는지를 마주하는 것. 그것이 샤덴프로이데를 현명하게 마주하는 첫걸음이다.
『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』는 우리가 피하고 싶었던 마음, 인정하기 어려웠던 감정에 대해 담담하게 말 걸어온다. 마치 “괜찮아, 나도 그래”라고 말해주는 것처럼. 그래서 이 책은, 타인의 불행을 바라보며 웃음이 났던 그 순간이 단순한 나쁜 마음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,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만든다.
혹시 요즘, 누군가의 실패가 이상하게 기분 좋았던 적이 있다면, 이 책을 한 번 펼쳐보길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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